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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9 힘든 날 2
  2. 2015.03.04 솔직하지 못해서 3
  3. 2015.02.12 . 8
  4. 2015.02.03 누워서 일기 4
  5. 2015.01.08 진짜 오랜만에 일기 7
  6. 2014.12.04 수요일 밤 13
  7. 2014.12.03 자기 전에 일기 3
  8. 2014.11.19 별로 7
  9. 2014.11.14 제주 - 호텔 2
  10. 2014.11.13 생각 5

힘든 날

2015. 3. 9. 21:25 ** 일기


금요일, 안과에서 우울한 이야기를 들었다.
안경 도수를 높여도 교정시력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밤운전이 점점 더 힘들어질 거라고.
6개월 뒤에 다시 경과를 보기로 했다.
진행이 빠른 사람은 나중에 실명도 한다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의사 입으로 그 말을 들으니 뭐랄까.
몹시 실감이 났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늙어서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아직 젊은데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그냥 기운이 빠져 버렸다.
눈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자외선차단이 되는 안경 렌즈로 바꾸는 것뿐이라니.

엄마는 병원서 인대가 찢어진 것 같단 말을 듣고 걱정이 산더미고
똘이는 철장 안에서 짖고 낑낑대고 몸부림을 친다.
꾸역꾸역 운동을 조금 했는데 토할 거 같다.
울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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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 못해서

2015. 3. 4. 17:21 ** 일기

 

마음은 설득할 수 없다.
마음은 말로 되돌릴 수 없다.
내 맘과는 다른 상대에게
아무리 내 마음을 이야기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이십대와 삼십대 초반을
병신 같은 연애로 보낸 끝에 깨달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어렵다.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고 입을 떼는 것 같아서.
내 맘과 다르다면 말해도 소용없지 싶어서.
"거절당해도 괜찮아. 마음을 전하는 것만으로 좋아."
이랬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은데.
있었나? 아니다. 늘 설득하려고 했다.
아닌 척하면서, 괜찮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기대하고 기다리다 결국 원망했다.

 

그래도 역시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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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2. 01:55 ** 일기

거짓말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관용을 베풀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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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일기

2015. 2. 3. 21:40 ** 일기



티스토리 앱으로 글을 쓰려니 몹시 어색하다.
피씨로 보면 분명 엄청 어설픈 레이아웃이겠지.
빨수록 옷이 점점 뻣뻣해지는 거 같아서 다우니를 샀다.
옷이 부들부들해지는 건 좋은데 향이 너무 진하다. 다음엔 그냥 피존을 사야겠다.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잼스푼과 버터나이프 세트를 샀다.
저녁에 빵 먹다 기념으로 사진 찍었다.
아참 윤쥬현이 사 준 난로도 빨리 올려야 하는데
내일이 벌써 입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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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일기

2015. 1. 8. 22:10 ** 일기


이사한 지 한 달 열흘쯤 되었다.

그동안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일기를 통 못 썼다.

오늘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지 않으려고) 미친듯이 일하고 정시 퇴근했다.

이런 편안함은 정말 오랜만이다.

집에 와서 세탁기를 돌리고, 찬밥을 끓여 저녁을 먹고, 화장실 청소를 했다.

내일 엄마가 놀러오기로 한 것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은 화장실 청소를 하려고 한다. 

참 결국 화장실에는 샤워커튼을 달았다. 

워낙 좁아서 건식으로 쓰는 건 무리지만 그래도 세수하거나 샤워할 때 훨씬 마음이 편하다. 

어제는 침대 위치를 조금 바꿨다. 동선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그동안 어딘가 묘하게 불편했는데, 그게 침대 위치 때문이었다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요즘은 계속 이렇게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굳이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섹스를 하지 않아도 사람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누군가과 일상을 공유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불편해진다. 

한때 몹시 결혼하고 싶어 했던, 아이를 원했던, 시부모를 갖고 싶었던

이현주는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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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밤

2014. 12. 4. 01:03 ** 일기


오늘은 퇴근하고 집 근처에서 회사 사람 둘이랑 술을 마셨다.
열시 반쯤 집에 와서 새로 산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 보고,
쓰레기통 뚜껑에 남은 스티커 자국을 지웠다.
종량제봉투에 쓰레기도 옮겨 담았다.
음식물쓰레기는 워낙 조금이라 일단 냉동실에 넣었다.
낮에 전기렌지용 세정제를 주문했다.
이번 주말에 ㄴ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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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쓰고 잠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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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일기

2014. 12. 3. 00:21 ** 일기


파주로 이사온 지 오늘로 나흘.
보증금 2000에 월세 25만원짜리 원룸을 구했다.
내년 11월까지는 여기서 지낸다.
아빠가 있었다면, 지금하고 비교도 안 될 만큼 마음 편하게 나왔을 텐데.
엄마랑 똘이 둘이서만 집에서 지낼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겁다.
눈오면 옥상에 눈도 치워야 하는데 걱정이다.
당분간은 주말마다 집에 가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저녁을 해먹고, 설겆이를 하고, 욕실 청소를 했다.
여긴 욕실이 너무 좁아서 샤워 공간이 따로 없다.
한 번 씻고 나면 바닥이 물바다가 된다.
샤워커튼을 달까 싶기도 한데 그래봐야 변기랑 휴지걸이만 안 젖을 정도.

건식으로 쓰는 건 불가능한 구조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갑자기 졸리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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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2014. 11. 19. 23:44 ** 일기


지난 주에 비접촉 교통사고라는 걸 냈다.
8년 무사고가 한순간에 무너지는구나.

엄마가 집 안에서 김치통을 옮기다 넘어졌다.
뼈에는 이상 없다는데 일단 깁스는 했다.

술 마시고 싶다. 엄청 마시고 싶다.
이번 주말에 집에서 혼자 실컷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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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 호텔

2014. 11. 14. 01:11 ** 일기

 

제주도에서 묵을 곳을 찾다가 여기에 간 게 아니라, 여기서 자려고 제주도에 갔다.

생각보다 조금 낡았지만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창 밖이 워낙 좋아서.

 

 

 

욕실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씻으면서 이렇게까지 행복해 보기는 처음이다.

온천이랑 편백나무 욕조는 당연히 좋았고, 아 저 대야. 저 나무 대야가 욕실을 완성했다.     

 

 

 

조식은 평범했다. 맛보다는 전망으로 먹는 아침.

호텔 조경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해서 얼핏 보면 창 밖 풍경이 다 '진짜' 자연 같다. 

 

 

 

호텔 로비랑 복도에서 포도 냄새가 난다.

이름이 포도니까 포도 냄새가 나는 걸 텐데. 참 단순하고도 대담한 발상이다.  

 

 

 

정리: 호텔을 설계한 이타미 준에 대해 더 알고 싶다. 계절마다 한 번씩 가고 싶다. 그러려면 돈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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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2014. 11. 13. 08:00 ** 일기

 

날마다 출근은 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는 것도 아니고 시간만 자꾸 간다.
내 노동이 월급이 되어 통장에 들어온다는 실감이 거의 없다.
회사는 그냥 일상이고 월급은 누군가 넣어 주는 용돈 같다.
책상 위에 투명한 저금통이 하나 있어서
내가 보도자료를 쓸 때마다, 작가랑 통화를 할 때마다, 오탈자를 잡을 때마다
천원, 삼천원, 어느 때는 오만원.
돈이 불어나는 게 보이면 실감이 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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