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날

2015. 3. 9. 21:25 ** 일기


금요일, 안과에서 우울한 이야기를 들었다.
안경 도수를 높여도 교정시력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밤운전이 점점 더 힘들어질 거라고.
6개월 뒤에 다시 경과를 보기로 했다.
진행이 빠른 사람은 나중에 실명도 한다는데.
알고는 있었지만 의사 입으로 그 말을 들으니 뭐랄까.
몹시 실감이 났다.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늙어서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아직 젊은데 눈이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해 본다.
그냥 기운이 빠져 버렸다.
눈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자외선차단이 되는 안경 렌즈로 바꾸는 것뿐이라니.

엄마는 병원서 인대가 찢어진 것 같단 말을 듣고 걱정이 산더미고
똘이는 철장 안에서 짖고 낑낑대고 몸부림을 친다.
꾸역꾸역 운동을 조금 했는데 토할 거 같다.
울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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