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2014. 3. 10. 20:28 ** 일기

 

점심 먹고 들어오는데 나뭇가지 끝들이 핑크핑크했다.
홍매화인가. 파주에서도 드디어 꽃 피울 준비를 시작하는 거야?
계절 따라 나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문득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고 싶어졌다.

 

좋아하는 숫자
대학교 1학년 때 도서관에서 우연히 점성학 책을 봤다.
거기에 생년월일로 본 내 인생의 숫자는 '8'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냥 행운의 숫자였다면 시시했을 텐데, 인생의 숫자라니 진짜 운명이 담긴 기분.  
그때부터 8을 좋아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알파벳 Q

Q는 당연히 퀸시 존스의 Q.

 

좋아하는 꽃
아주 어릴 때는 분꽃.
십대랑 이십대 때는 아카시아꽃.
요즘은 자귀나무꽃.
셋 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는데
순서만 앞으로 갔다 뒤로 왔다 한다.

 

칠리
대학교 1학년 2학기 때인가. 영어회화 시간에 쓸 영어 이름이 필요했다.
딱히 생각나는 이름이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TLC 중에 한 명으로 하기로 했다.
TLC는 T-Boz, Left Eye, Chilli 세 명인데 티바즈랑 레프트아이는 이름으로 쓰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남은 게 칠리. chilli는 매운 칠리니까 마지막 i를 y로 바꿨다.
chilly를 영영 사전에서 찾아보면 cold, but not extremely 라고 나온다.
멋진 뜻풀이다!

 

아, 이건

좋아하는 항목에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애인이 생기면 같이 하고 싶은 걸 생각해 봤다.
나만큼 장거리 운전을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서 실컷 돌아다니고 싶다.

술도 잘 마시고, 기꺼이 할아버지 할머니 말동무가 되어 드리고,

늙어 돌아갈 고향이 있는 남자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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