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정리

2015. 4. 9. 20:51 ** 일기

 

 

일정 내내 흐리고 대부분 비가 왔지만 그것대로 좋았다.

나름 인생을 건 여행이라 고르고 골라 예약한 첫날 숙소는 무려 캠핑 트레일러.

1961년식이었는데, 안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전체가 흔들렸다.

비바람 맞으면서 밖에서 고기도 굽고 먹는 건 안에서.

와인도 마시고 맥주도 마셨다.

다음 날 아침엔 게스트하우스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커피도 맛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숀탠 그림책을 선물로 놓고 왔다.

원래는 아부오름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갑자기 많이 와서 그냥 호텔로 갔다.

기대했던 새우튀김 우동은 생각보다 별로인 정도가 아니라, 좀 화가 나는 맛이었다.

느끼해서 반도 못 먹었다. 하지만 비싸니까 나머지는 강성찬을 먹였다.

3시 되자마자 체크인하고 욕조에서 맥주를 마셨다.

비가 점점 더 와서 저녁엔 아예 밖이 안 보였다.

다음 날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산책을 했다.

아니, 산책을 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아침 구보가 되었다.

바람 불고 비가 날려 추운데 땀이 날 지경.

투숙객 가운데 1등으로 조식을 먹었다. 아침부터 움직였더니 빵이 맛있었다.

일찌감치 밥을 먹고 나니 체크아웃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욕조에 또 들어갔다.

어제 게스트하우스에서 산 뮤즐리를 안주 삼아 기네스를 마셨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내가 한 번도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오후에는 비오토피아에 가서 미술관들을 실컷 봤다.

맥주를 마시면서 돌 미술관 앞을 왔다갔다 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난 번 갔을 때 땅에 떨어진 알파벳 조각을 주워 왔는데,

이번에 다시 가서 주웠던 자리에 돌려놓고 왔다.

어쩌면 8년 전에 윤쥬현이랑 셋이 갈 수도 있었을 여행인데.

윤쥬현이 사진 합성해 주면 기념으로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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